수잔 송: 오픈 서페이스
갤러리바톤은 한국계 미국 작가인 수잔 송(Suzanne Song, b. 1974)의 《Open Surface》전을 12월 27일부터 2월 9일까지 개최한다. 수잔은 비물질적 존재이자 관념적 대상인 '공간(Space)'에 대해 오랫동안 탐구해왔다. 그녀에게 있어 재현의 대상이 되는 공간은 철학 또는 물리학을 빌어 규정되는 대상이 아닌, 체험을 통해 자신의 인식 영역에 차곡차곡 정립된 '구체적 공간'이다. 이러한 작가의 '공간'이 시각적으로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공간'이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흔히 관찰되는 학교, 공공 기관, 사무실 등의 내부 벽체를 연상케 하기 때문일 것이다.
2015년 갤러리바톤에서 열린 첫 전시 《Intervals》에서 작가는 자신의 구체적 공간을 재현하는 매개로, 흰색 또는 옅은 회색의 상부와 짙은 회색 계열의 하부로 특징되는 회화 연작을 선보였다. 〈Reface〉, 〈Re-Re-Re-Re〉 등 이미지와 연관된 언어적 유희로 명명된 작품들은 수직의 형태로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형들로 특징되는데, 이러한 기하학적 패턴들을 바탕의 그림자와 결합하여 이차원 평면을 다차원화하고 공간 대 공간, 선과 면, 수직과 수평 간의 기하학적 관계에 활기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그림자는 평면을 다차원화하는 데에서 더 나아가, 복수의 공간이 서로 상이한 시간대 위에 존재하는 듯한 착시 효과를 불러온다.
다공성 암석으로 만든 석분(pumice)을 혼합하여 여러 번 덧칠하는 제작 방식은 수잔이 창조한 회화적 공간이 재현의 모태가 되는 실제 건물 내벽과 물질적으로 유사하도록 이끌며, 화면에 리얼리티를 부여하고 있음이 흥미롭다. 소재의 특성상 다음번 칠을 위해 오랫동안의 마르는 시간이 필요하고 여러 번의 칠이 반복되면서 볼륨을 형성해 가는 과정은, 건축의 기본적인 조적 기법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러한 반복적인 칠이 생성해내는 양(陽)의 공간은 붓질이 미치지 않는 공간을 상대적으로 음(陰)의 영역으로 전환시키는데, 이러한 행위는 통상적으로 '공간'이라고 일컫는 영역이 실생활에서 우리 감각에 수용되기 위한 필수 요소일 뿐만 아니라 자연 소재인 암석의 석분이 인공적인 조형물로 변환되는 과정의 기록이다.
석분의 본색과 그림자, 그리고 그것이 드리워진 인공 벽체의 시각적이고 소재적인 특징이 재현의 주요 대상이 된 수잔의 작품은, 작품이 풍기는 기하학적 엄격성과 더불어 미니멀적 요소가 강조된다. 동시에, 석분과 물감의 유기적인 층위 형성으로 관찰되는 '핸드메이드'의 흔적은 작가의 작품에서 '누적된 수행의 드러남' 또한 중요한 요소임을 직감하게 한다.
작가는 미국 클렘슨 미대(Department of Art, Clemson University)와 예일대(MFA in Yale University)에서 수학하였고 뉴욕 드로잉 센터(The Drawing Center, New York), 두산 갤러리(New York)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개최했다. 또한 스맥 멜론 펠로우쉽(Smack Mellon Studio Fellowship)과 조지 R. 버커 어워드(George R. Bunker Award in Yale Univ.), 그리고 NYFA(New York Foundation of the Arts)의 펠로우에 선정되는 등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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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Turn (Sid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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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 Untitled (Stoppage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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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Resurfac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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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Plateau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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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Offset,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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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Untitled (Inter-Series 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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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Untitled (Inter-Series 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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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Untitled (Inter-Series 3),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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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Stoppages,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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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Incave/Excav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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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Tur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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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zanne SongUntitled (Facet),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