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신 마시요브스키: Rephrase It Positively
갤러리바톤은 6월 22일부터 8월 3일까지 막신 마시요브스키(Marcin Maciejowski, b. 1974)의 개인전 《Rephrase it Positively》를 개최한다. 압구정동에서 현대미술의 수준높은 전시를 펼쳐온 갤러리바톤이 한남동으로 이전하며 선보이는 개관전이자 폴란드 출신 페인터 막신 마시요브스키의 신작과 대표작을 대거 소개하는 한국 첫 개인전이다.
페인터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자신만의 감각과 해석으로 새로운 리얼리티를 만들어내는 막신 마시요브스키는 대중매체에서 따온 이미지 혹은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캔버스로 옮긴다. 폴란드의 유수한 매거진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한 경험은 그로 하여금 광고, 포스터, 카툰, 매체 일러스트레이션 등 소스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서 힌트를 얻게 이끄며, 기존 이미지에 자신만의 감각적 필치를 더해 만든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작품은 독특한 아우라를 풍기며 그만의 아이코닉한 특징을 지닌다.
동시대 이슈에 관심을 갖고 작업하는 막신은 현실과 리얼리티를 반영한 회화로 유명하다. 작가는 사람들이 매스미디어라는 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점을 주목, 특정한 사건보다는 그 이면의 진실과 미디어가 사건을 재생산하는 메커니즘을 파악하고자 한다. 이러한 막신의 ‘세컨드 핸드 리얼리티’적 시각과 접근법은, 단지 현실을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숨어있는 리얼리티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역할만을 자처한다.
기법적으로 작가는 발췌한 이미지에서 필요없는 디테일을 제거하거나 형태를 바꿔가며 다양한 변주를 가한다. 단순한 컬러, 간결한 스케치, 명료한 윤곽, 직관적 배경 등으로 재가공된 동시대 이슈는 직설적이고 명쾌한 작가 고유의 화풍을 거치면서 무거움과 진중함을 벗어버린다. 특히 카툰에서 볼 수 있듯 작품 안에 대사를 써넣는 유희적 방식도 그만의 시그너처 스타일이다. 말풍선 속 대사는 직접 만들거나 차용한 캡션을 조합해 사용하는데, 이는 회화가 가진 함의를 뒷받침하기도 중의적인 관점을 만들어 주제를 의도적으로 흐리기도 한다. 전시의 제목이기도 한 최신작 〈Rephrase it Positively〉(2018)를 포함, 2004년부터 최근까지 몰두한 다양한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수 년 전부터 유럽 현대회화의 한 축으로 꾸준히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동유럽, 폴란드 미술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막신 마시요브스키는 폴란드 크라쿠프 테크놀로지 대학교에서 건축을, 크라쿠프 파인아츠 아카데미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다. 발틱 현대미술 센터(Baltic Center for Contemporary Art, UK, 2013), 폴란드 국립 미술관(The National Museum, Poland, 2013) 등 유럽의 명망 있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타데우스 로팍(Thaddaeus Ropac, Paris), 메이어 카이너(Meyer Kainer, Vienna) 등 유럽의 정상급 갤러리에서 다수의 전시와 전속 작가로 활동해왔다. 1996년엔 빌헬름 사스날(Wilhelm Sasnal, b. 1972) 등 동료 작가들과 1996년에 설립한 예술단체 ‘Grupa Ladnie’는 폴란드 및 동유럽 현대 회화의 중요한 산실로 부각하였으며, 국제 미술계에서의 막신의 인지도와 명성을 공고히 하는데 기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