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 로이: Green Heart
갤러리바톤은 독일 라이프치히 출신의 세계적인 페인터인 로사 로이(Rosa Loy, b. 1958)의 개인전 《Green Heart》를 9월 12일부터 10월 18일까지 압구정동 전시공간에서 개최한다.
로사는 21세기 최초의 진정한 예술적 현상(The 21st century’s first bona fide artistic phenomenon)이라는 평가와 함께 90년대 이후 세계 미술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신 라이프치히 화파(NLS: New Leipzig School)’의 주축이다. 또한,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른 네오 라우흐(Neo Rauch, b. 1960)의 아내이기도 하다.
로사가 묘사하는 대상은 여성이다. 같은 주제에 천착했던 드가(Edgar Degas, 1834-1917)가 무용 등 무엇엔가 몰두하고 있는 여성을, 리사 유스카비지(Lisa Yuskavage, b. 1962)가 에로틱한 표정의 풍만한 육체를 드러낸 여성 등 사회 순응적이거나 본연의 여성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추구했다면, 로사의 작품 속 여성들은 자아도취적 자신감에 가득 차 있거나 능동적인 행위의 중심에 있는 주체로써 묘사된다. 등장 인물들은 화면의 중심을 지배하며 화려한 색조의 의상(또는 작업복 등)을 입고 확신에 찬 표정과 행동으로 무엇인가를 수행하고 있는데, 이러한 묘사의 두드러짐은 자신의 꿈의 실현에 대한 갈망을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존재, 삶의 주체로서의 상조하는 여성에 대한 작가의 해석을 엿볼 수 있다.
특히, 이러한 접근 방식은 은밀하지만 보다 강하게 페미니즘적 요소를 작품의 전면에 등장시키고 있음이 관찰되는데, 예를 들어 그녀의 작품 속에서 여성을 돕는 대상은 또 다른 여성이고 미의 추구는 자기 충족적이며, 노동의 주체이자 적극적인 개척자로써 묘사되기 때문이다.
로사는 여성이라는 매력적인 장치를 통하여 구 동독 지역이었던 라이프치히의 지역적 특색과 역사적 배경 그리고 환상과 공산주의 시대의 유무형적 유물, 사회주의 미술(Socialist Realism)의 유산, 프로이트즘(Freudianism)과 페미니즘(Feminism)이 선택적으로 가미된 독특한 화풍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다. 스토리를 가늠키 어려운 인물과 사물의 배치, 시대와 공간의 모호함, 관찰에 근거한 대상의 세밀한 묘사와 작가 특유의 섬세함과 신비함, 낭만과 여성성은 그녀가 왜 라이프치히 대표작가로 자리매김했는지를 보여주는데 손색이 없다.
1958년 라이프치히 태생인 로사 로이는 라이프치히 Academy of Visual Art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쳤으며, 오스트리아 ESSL Museum에서 열린 네오 라우흐와의 공동전 《Behind the gardens》(2011) 및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라이프치히 페인터를 주제로 한 다수의 전시에 참가하였다. 또한 로사의 작품은 MoMA, MoCA(Museum of Contemporary Art, LA), Deutsche Bank 등 중요한 미술기관 및 단체의 콜렉션에도 포함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