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 브렉만: Dirk Braeckman

16 April - 16 May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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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은 벨기에 출신의 사진작가 덕 브렉만(Dirk Braeckman, b. 1958)의 개인전을 4월 16일부터 5월 16일까지 압구정동 전시 공간에서 개최한다.

 

최근 미술시장에서 주목할 점 중 하나는 사진장르의 급부상이다.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사진 섹션이 신설되고 사진 전시가 개최되고 있는 것과 더불어, 미술시장에서도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프랑스의 파리포토(Paris Photo), 네덜란드의 언신(UNSEEN) 등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세계적인 수준의 아트페어가 개최되고, 경매에서도 사진작품이 수십억을 호가하며 거래되고 있다. 이번에 갤러리바톤에서 아시아 최초로 선보이는 덕 브렉만의 작품은 동시대 사진의 흐름을 잘 보여주는 동시에 사진이 가진 매체특징을 이용하면서도, 암실에서 면밀한 실험을 통해 명확히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을 드러낸다.

 

덕 브렉만은 1958년 벨기에 엘크로에서 태어났다. 사진과 필름을 공부했고, 2009년부터 벨기에 헨트 왕립 아카데미에서 강의와 함께 작가활동을 하고 있다. 1999년부터는 벨기에 대표 갤러리인 제노엑스(Zeno X) 갤러리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개인전과 그룹전뿐만 아니라 벨기에,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약 24개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며 공공기관 컬렉터들에게도 인정받는 작가임을 보여주고 있다.

 

브렉만 작품의 중심 요소들은 ‘어둡고(darkening), 사라지며(vanishing), 암시적이다 (suggestive).’ 작품을 특징짓는 것은 ‘회색 톤의 이미지, 시간과 경험이 휩쓸고 간 공간, 그리고 마치 무슨 일이 일어났음을 암시하는 사물’이다. 작품에 나타나는 공간은 복도, 버려진 호텔, 구석진 공간 등이며, 오브제로는 커튼, 샹들리에, 여자누드 등이 나타난다.

 

하지만 작가는 소재를 찾아 어디론가 떠나거나, 일부러 작품의 주제를 나타내기 위해 의도적인 사진은 찍지 않는다. 작가는 철저히 현재 생활속에서 발견되는 오브제를 담는다. 하지만 중심 대상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암실에서 빛, 브러쉬와 스폰지, 심지어 먼지 등을 도구삼아 이미지를 조각하듯 실험한다.

 

브렉만이 선택한 배경인 복도, 버려진 호텔방, 벽, 구석진 공간 등은 ‘non-place(비-장소)’가 변형된 곳으로 기존의 non-place의 개념과는 다른 ‘사람의 경험과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암시되는 곳’들이다.이러한 non-place는 베허부부(Bennhard Becher, Hilla Becher)부터 루이스 발츠(Lewis Baltz)까지 현대 사진의 거장들이 천착해온 개념으로 프랑스 문화이론가 마르케 오제(Marc Augé)의 표현을 빌려 말하자면, “non-place 란 쇼핑몰, 공항, 주차장 등 현대사회의 기능중심의 건축이 만들어낸 공간으로, 획일화 되고 실체성이 결여되고, 아무런 특이성도 존재하지 않는 장소로 인간의 오감적 감응이 상실된 곳”을 말한다.하지만 브렉만의 변형된 non-place는 ‘시간의 흔적이 묻어나는 벽, 누군가 앉은 듯한 의자, 커튼이 바람에 날리는 구석진 공간’ 등으로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곳일까?’란 질문을 하게 만든다.

 

브렉만은 사진이란 매체를 통해 작품은 현실세계임을 말함과 동시에 작품 전체를 감도는 회색으로 시간과 공간의 중요성을 상실시킨다. 오브제는 상대적으로 선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중심 대상에 집중하게 한다. 이러한 표현을 위해 ‘형식, 표면, 회색의 농도’는 일정하게 하여 규격화된 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하고, 오브제에 주목하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는 제거하거나 흐릿하게 하는 과정을 통해 작품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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