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 반 덴 브룩: 글로잉 데이

20 March - 4 May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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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은 3월 20일부터 5월 4일까지 압구정동 전시공간에서 쿤 반 덴 브룩(Koen van den Broek, b. 1973)의 개인전 《A Glowing Day》를 개최한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국제적으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벨기에 화가 쿤 반 덴 브룩의 신작을 대거 선보이는 자리다.

 

쿤 반 덴 브룩의 회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 단어로 정의하기 어려운, 오랜 시간 체득을 통해 구체화된 작가만의 구성법이다. 학부에서 건축을 전공한 쿤은 미국과 유럽을 여행하면서 마주한 도시의 모습을 스냅샷으로 촬영한다. 미국의 드넓으면서도 황폐한 풍경이나 도로의 색감과 기하학적 구성에 주목해온 작가는, 무심하게 스쳐 지나감직한 풍경과 구조물의 외형에 대한 관찰과 탐구를 기반으로 자신만의 회화적 언어를 구축해 왔다. 수백여 장에 달하는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 조합하는 과정을 거치며, 친숙한 풍경에 새로운 시각을 투영하고 고유한 미감으로 분할하여 종국에 캔버스를 추상적으로 환원한다. 

 

그는 건축학 전공에 근거해 주로 도시 변두리에 산재되어 있는 도로 표지판, 주차장, 보도의 그리드, 아스팔트 균열, 그림자, 인터체인지, 교각, 도로 경계선 등의 기하학적 구조를 탐구한다. 어딘가 분명히 존재하는 장면이지만 인간의 모습을 철저히 배제한 채 대상의 선과 면, 음영만을 창의적으로 부각시킨 결과물은 생경하고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준다. 특히, 톤다운된 컬러로 칠해 텅 비어있는 듯 보이는 배경 사이를 비선형적으로 가로지르는 강렬한 원색의 대각선은, 원본 사진과는 전혀 다른 시각적 효과를 자아낸다. 쿤은 프랑스의 대표 화가 앙리 마티스(Henri Matisse, 1869-1954)의 대담한 구성과 컬러, 벨기에 현대회화의 거장 뤼크 튀이먼(Luc Tuymans, b. 1958)의 멜랑꼴리한 미감을 동시에 취하면서도, 자신만의 추상성을 전개함으로 국제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왔다. 실재와 은유 사이를 자유로이 오가는 쿤 반 덴 브룩이 한국에서 3년만에 개최하는 이번 개인전은 동시대 유럽회화의 현주소를 경험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벨기에 현대회화의 흐름을 선도하는 쿤 반 덴 브룩은 루벤가톨릭대학교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이후 앤트워프 왕립 미술원, 네덜란드 브레다 아카데미 오브 비주얼 아트, HISK 플랜더스 등에서 회화를 전공하였다. 그의 작품은 SF MoMA, S.M.A.K, LACMA, 삼성미술관 리움 등 세계 주요 미술기관에 소장돼 있으며, 2019년에 유럽의 정상급 현대미술관인 보자르(BOZAR)에서의 개인전이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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