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번수 Korea, 1943-2026

Overview

송번수는 모더니즘의 태동과 한국적 아방가르드 형성 과정의 최전선에서 활동해 오면서 장르의 경계 없는 삶의 궤적이 투영된 고유한 미적 해석을 펼치며 반세기에 걸쳐 화업에 매진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고유한 정체성 형성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작가의 예술 세계는 지속적인 탐구를 통하여 인간의 존재에 대한 내밀한 종교적 성찰의 영역으로 확장되었으며 한국 현대 미술뿐만 아니라 종교 미술의 영역에서도 뛰어난 성취를 보여주었다.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70년대까지, 세상의 부패한 사건들과 억눌린 상황에 대해 저항하고자 송번수는 팝아트적인 요소를 차용하여 강렬하고 도발적인 판화 작품을 선보여 왔다. 파리 유학에서 만나게 된 타피스트리와의 인연은 송번수의 작가적 역량이 만개하며 대중적인 호평을 끌어내는 촉매제가 되었으며, 정교한 직조로 대상에 환영효과를 입힌 작품들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여겨진다. 파리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70년대 중반, 그의 작품에 주요 모티프가 된 ‘가시’와 그것의 ‘그림자’의 이미지가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 판화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장미를 날카롭게 사방으로 가시 돋친 모습으로 묘사하는 단계로 시작해서, 삶의 굴곡을 거쳐오며 점차 종교적 성찰에 심취하면서 가시는 송번수의 페르소나로 자리 잡는다. 실제 캔버스를 관통하여 솟아오른 듯한 가시 형태의 부조 군집은 화면에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고통과 희생, 암울과 희망 등의 다중적 심상에 실체적으로 접근케 하는 매개로써 작용한다. 작가는 ‘가시'에게 부여한 기존의 상징체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개별 단위의 행성과 별자리, 그리고 그것들의 군집을 재현하는 대상으로서의 가치에 새롭게 눈 뜨게 되어 세상의 경이로움을 목도한 듯한 독백을 캔버스에 담았다.


송번수는 1980년부터 2008년까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고, 이후 대전시립미술관 관장을 역임하였다. 퇴임 후에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명예교수로 추대되었으며, 1998년 섬유공예의 저변 확대와 후학 양성을 위해 마가미술관을 설립하여 관장을 맡았다. 2000년 국민포장 훈장 대통령상을 수상하였으며, 2001년 《헝가리 개국 1000년 기념 국제 타피스트리 전시회》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작가는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송번수_50년의 무언극》을 비롯하여 서울시립 사진미술관, 경기도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영은미술관, 일민미술관, 이타미시립공예센터, 도쿄시립미술관, 오사카 현대미술관, 부다페스트 미술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부다페스트 국립미술관, 독일 뮤지엄 아트.플러스(구 뮤지엄 비더만), 제네바 유엔 한국대표부 등 국내외 주요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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