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번수 - Possibility Series : Special Survey Exhibition

25 April - 25 May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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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Special Survey Exhibition
Song Burnsoo — Possibility series

한국 모더니즘과 아방가르드의 태동과 형성에 큰 기여를 한 송번수(b. 1943)는 프린트, 타피스트리 그리고 페인팅을 아우르는 고유한 trans-medium 접근법의 미학적 해석을 60여 년 이상 발전시켜 오며 실존적 주제를 다채로운 형식과 매체를 통해 고찰해 왔다.

'가시' 모티브는 파리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7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구체화되기 시작하였다. 판화 작품에 자주 등장하던 장미를 날카롭게 사방으로 가시 돋친 모습으로 묘사하는 단계로 시작해, 삶의 굴곡을 거쳐오며 종교적 성찰에 점차 심취하면서 가시는 송번수의 페르소나로 자리 잡는다. 인류의 대속자 예수의 면류관에서 착상한 가시는 전쟁, 사회적 갈등, 피폐함 등에 대한 도상적 은유로 확대되면서, 냉엄한 현실의 상징적 묘사와 그 안에 존재하는 희망이라는 양가적 심상을 대변하게 된다. “가시는 제 인생인 동시에 종교이자 예술이 되었습니다. 결국 저의 모든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라는 언급은 그의 작업 세계에 있어 가시가 가진 상징성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최근 작가는 ‘가시'에 부여한 기존의 상징 체계에서 한발 더 나아가, 개별 단위의 행성과 별자리 그리고 그것들의 군집을 재현하는 대상으로서의 가치에 새롭게 눈 뜨게 되었다. 숲에 둘러싸인 작업실 위로 매일 밤 펼쳐지는 별들의 향연에 매료된 작가는, “반짝임"으로 표현되는 별의 발현이 군더더기 없는 외양을 지닌 가시 끝단의 날카로움과 유사함을 깨닫게 된다. 거대한 우주를 가늠키 어려운 세월을 날아와 모습을 드러낸 별빛들을 마치 채집하듯 옮겨온 원색의 화폭은 세상의 경이로움을 목도한 노작가의 낭랑한 독백과도 같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2017년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대규모 회고전 《송번수_50년의 무언극》을 개최하며 1970년대부터 시대별로 작가의 주요 모티프와 대표작을 조망했다. 작가는 2023년 MMCA와 솔로몬 R. 구겐하임 미술관이 공동주최한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에 참여하였고, 해당 전시는 서울 MMCA와 뉴욕 구겐하임을 거쳐 2024년 현재 LA 소재 Hammer Museum에서 순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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