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케인: Symphony of Selves

17 January - 15 February 2025
Installation Views
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은 데이비드 오케인(David O’Kane, b. 1985)의 개인전 《Symphony of Selves(자아의 교향곡)》을 1월 17일부터 2월 15일까지 한남동 전시 공간에서 개최한다. 바톤과의 세 번째 개인전에서 작가는 일련의 회화 신작을 통해 과거의 기억과 뒤섞인 환영의 영향 아래에 놓였던 내면의 삶을 암시함으로써,  자아의 독자성에 대한 환상을 해체한다. 기괴하고, 장난스럽고 심지어 유머러스하고 터무니 없어 보이는 이미지들을 통해 작가는 보는 이를 황혼과 여명 사이 간신히 보이는 빛 속에서만 존재하는 상상의 내면 세계로 초대한다.

 

오케인은 벨라스케스부터 렘브란트, 프란시스 베이컨에 이르는 미술사적 참고 자료를 바탕으로 자신의 자화상을 모티브로 한 미지의 인물을 만들어낸다. 자기 과시, 미스터리, 의심 사이를 오가는 대담한 회화는 진지함과 노골적인 비합리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이는 작가가 창조한 인물의 심오함을 지지하는 동시에 해체하는 역할을 한다. 전시 작품 중 일부는 창작자로서 예술가를 묘사하는 반면, 다른 작품들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정한다. Gloaming (2024)과 Zwielicht (2024)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이젤에서 캔버스를 비틀고 있다. 오케인에 따르면, 캔버스 천은 표면에 환영을 담아내는 재료이자 회화 작업이라는 마법 같은 행위의 매개체이며 우리 세계에 대한 주관적인 은유이다. 따라서, 작품을 공개하는 행위를 통해 인물 자체는 부정되며 이내 추상화 된다.

 

작품들은 미지의 형상으로 통일되어 있지만, 각각 개별 작품이자 모든 작업을 관통하는 단일한 해석을 거부한다. 마치 유령 같은 존재처럼 그들의 이야기는 구체적이면서도 일시적인 것처럼 보이며, 드러나지 않는 각각의 내러티브를 암시한다. 예를 들어, Catching Light (2024)에서는 두 인물이 장난스럽게 포즈를 취하고 있고 캔버스가 우아하게 춤추는 가운데, 위에서 흘러내리는 빛은 아주 작은 물보라의 흔적만을 암시한다. 이미 일어난 일과 앞으로 일어날 일 사이의 이 밀고 당기는 춤은 오케인 작업의 상징과도 같다. 실제로 작가는 예리한 필치로 기승전결에 대한 암시를 통해 보는 이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인 후, 환상이 드러나기 직전 이를 능숙하게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관람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러한 이중성은 오케인의 작품 속 캐릭터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빛을 다루는 데 능숙한 그가 묘사하는 인물들은 공상적이며 신비로운 느낌을 주지만 물리적 세계에 확고하게 뿌리를 두고 있다. 작품에서 넌지시 형상만이 드러난 신체 부위는 캔버스를 가로지르는 수수께끼 이미지의 공허함을 약화시킨다. 특히, 한 쌍의 어린아이 같은 미지의 인물에 초점을 맞춘 일련의 작은 회화에는 상상의 시공간 속 따뜻한 조명이 켜진 거실에서 막 연극을 하려는 두 형제의 장난기 어린 모습이 담겨 있다. 작가는 이러한 신비주의를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에 대한 암시”라고 언급하며 “그림자를 사용하여 그 너머의 무언가, 느껴지지만 아직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어쩌면 알 수 없는 무언가를 가리키려 한다”고 말한다.

 

▣ 작가 소개
데이비드 오케인(b. 1985)은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며 작업하고 있다. 그는 라이프치히 파인 아트 아카데미(Academy of Fine Arts Leipzig)에서 신 라이프치히 화파(New Leipzig School)를 주도적으로 이끈 네오 라우흐(Neo Rauch, b. 1960)로부터 마이스터슐러를 사사 받았다. 2014년 아일랜드의 권위있는 미술상 골든 플리스 어워드 수상을 비롯해, 베를린 슈타르케 재단(Stiftung Starke, 2010-2013)과 데릭 힐 파운데이션(Derek Hill Foundation at the British School, Rome, 2009) 레지던시에 선정되었다. 오케인의 작품은 부산시립미술관, 독일 쿤스트할레 슈파카세 라이프치히(Kunsthalle der Sparkasse, DE), 영국 자블루도비치 컬렉션(the Zabludowicz Collection, UK), 아일랜드 캡 파운데이션(CAP Foundation, IE), 푸에르토리코 트라파가-포날레다스 컬렉션(Trapaga-Fonalledas Collection, PR) 등에 소장돼 있다.

Wor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