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벤추라: 트윈스

10 October - 12 November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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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에서는 10월 10일부터 11월 12일까지 이탈리아 작가 안드레아 벤추라(Andrea Ventura)의 개인전, 《Twins》을 개최한다.

 

특이하게도 Andrea는 전업작가인 동시에 Fortune, New Yorker, New York Times 등 세계적인 미디어와 함께 명사 또는 정치인의 초상화 작업을 함께 해오고 있다. 무채색이 강조된 침잠하고 무거운 인물의 묘사는 삽화 용도로 활용되는 얼굴의 특징적 요소가 강조되는 Caricature형 초상화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Andrea의 공동작업이 순수 미술에서의 통상적인 인물 작업과 그 형식과 제작과정이 동일하기 때문이며 이번에 선보이는 〈Twin〉 시리즈도 그가 견지해온 화풍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

 

Andrea가 일란성 쌍둥이라는 점에서 이번 전시 주제인 《Twins》는 작가 개인의 특수한 환경과 경험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 사람의 외형이 그 사람만이 지닌 아이덴티티로 여겨지는 일반적 상황에서 자기와 동일한 외형을 지닌 존재로 인해 때때로 자신이 다른사람으로 여겨지고 또 그 반대의 상황이 반복되기 마련인데,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동일한 외형을 지닌 존재라 할지라도 시간의 변화와 처한 환경의 상이함으로 인해 결국 그 동일성은 점차 옅어진다는 점에 대한 착안이 이번 주제의 출발점이다.

 

실제 작업에 있어 앞에서 설명한 작가의 경험과 관찰은 어떤 면에서는 실증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데, 옅은 미소를 띤 여인이 정면을 응시하고 있는 연작인 〈Twin #4〉, 〈Twin #5〉, 〈Twin #6〉의 경우를 살펴보자.

 

Andrea에 따르면 이 작품들은 세쌍둥이 각각의 초상을 바탕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모두 동일한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에 임했으나 최종 결과물에서 최초의 사진이 불어 넣을 것이라고 기대했던 높은 수준의 동일성 보다는 아주 닮은 인물들로 묘사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동일한 사진이 실내 조명 등에 의해 차이를 드러내고 색에 대한 해석, 물감과 종이의 미세한 차이 등이 실제 쌍둥이에 있어서는 자라고 생활해 온 환경과 식습관 등의 차이와 유사한 기제로 작용한 것이다.

 

무채색 위주의 과슈(Gouache)로 종이에 두껍게 칠해진 초상은 작가의 의도를 통해 비현실적인 크기로 묘사되었는데 오랫동안 세계적인 인물의 초상화 작업을 통해 연마한 작가의 화법이 잘 드러나 있으며, 작가의 예술적 행위를 통해 실제로 존재하지 않지만 결과적으로 탄생하게 된 쌍둥이 이미지들은 서두에서 설명한 작가의 제작 방식을 간접적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