쿤 반 덴 브룩: Zylon

13 December 2013 - 29 January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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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은 벨기에 작가 쿤 반 덴 브룩(Koen van den Broek, b. 1973)의 두번째 개인전이자, 압구정동 신규 전시공간 개관전인 《Zylon》을 12월 13일부터 2014년 1월 29일까지 개최한다.

 

2012년 봄에 갤러리바톤에서 열린 작가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From the East to the West and Back》을 통해 작가의 트레이드마크인 Street Motived Painting을 선보인 이래, 보다 더 추상성이 가미된 신작들로 열리게 될 이번 전시는 갤러리바톤의 압구정 신규 전시공간 이전과 맞물려 올 겨울 미술애호가들에게 유럽 주류 컨템포러리 페인팅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했던 작가는 도로, 교통 구조물 등 기능적 목적하에 창조된 기하학적 공간을 탐구한다. 여행을 통해 작가에 의해 촬영된 사진이 작품의 발원지이며 캔버스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추상성이 부여됨과 동시에 이미지의 해체와 강조의 연속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강조되어지는 것은 빈공간, 그림자 들인 반면 사물은 세부묘사가 생략되고 선, 면 등이 원색으로 강조 또는 퇴색되면서 반추상에 가까운 결과물을 낳게된다.

 

추상성과 더불어 차용된 이미지와 공간에 대한 작가의 주관적인 해석이 보다 강조된 그의 신작은, 과거 작품들이 제목(주로 사진이 촬영된 거리 또는 장소의 이름)을 통해 탈추상화를 시도했던 패턴을 상당부분 차단함으로서 보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성격을 내포한다. 그림자로 유추되는 반복되는 검은 덩어리, 채도가 높은 유채색 선과 면의 두드러짐, 캔버스 바탕에 부유하듯 흩트러져 있는 색면 조각들은 그의 전작에 익숙해져 있는 관람자에게만 제한적인 암시를 내보인다.

 

그의 작품은 작가의 초현실적인 경험 또는 주관적인 기억의 해석 등 통상적인 추상회화의 출발점과 달리 철저히 인공적인 구조물과 공간을 기본으로 하기에, 원래 이미지로 환원될 수 있는 복원력이 잠재해 있다. 다만, 캘리포니아의 어느 거리, 어스름한 저녁의 사막 주변 등 작가가 마주친 특정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극히 사적인 경험을 공유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의도적으로 비워진 공간들과 무작위적으로 배치된 색면과 방향성을 통해 원래의 이미지를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

 

작가의 언급처럼 몬드리안(Piet Mondrian), 에드 루샤(Ed Ruscha),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 등 많은 작가들이 거리와 자신을 둘러싼 공간을 모티브로 작품활동을 이어가다 점차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시켰듯이, 어쩌면 작가는 이번 신작을 통해 자신이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한 이정표를 발견해 냈는지도 모른다.

 

어떠한 정치적 함의나 사회적인 메세지로부터 자유로운 그의 작품들은 대형 캔버스와 화려한 색의 조합으로 부터 뜻밖의 고요를 선사하는데, 인공적인 색의 조합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시각적인 경험과 고요는 순수미술의 궁극적 지향점에 대해 고찰하도록 우리를 이끈다.

 

쿤 반 덴 브룩은 1973년 벨기에에서 태어났다. 르우벤(Leuven)에서 건축학 학사를 마치고 미술로 전공을 바꾸어 앤트워프(Antwerp)의 로열 아카데미 오브 파인 아트와 네델란드의 아카데미 오브 비쥬얼아트 등에서 수학하였다. White Cube에서의 3차례 개인전, SFMoMA(San Francisco MoMA)에서 열린 《Matisse and Beyond: A Century of Modernism》(2003), S.M.A.K Museum에서의 회고전 《This an Example of That》을 통해 생존해있는 현대미술의 거장인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b. 1931)와의 공동 작품 제작 및 개인전(Galerie Greta Meert, Brussels)을 여는 등 국제 미술계의 호평과 함께 주요 매체와 비평가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하였고, SFMoMA(San Francisco, USA), S.M.A.K(Ghent, Belgium), LA County Museum(Los Angeles, USA), Leeum Collection(Seoul, Korea) 등 세계 수준의 미술관의 콜렉션에 포함되는 등 그만의 독특한 화풍과 예술적 접근 방식이 세계 유수의 갤러리와 미술관 등에서 인정을 받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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