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제 오즈볼트: Lost and Found

6 April - 6 May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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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은 4월 6일부터 5월 6일까지 압구정동 전시 공간에서 조르제 오즈볼트(Djordje Ozbolt, b. 1967)의 한국 첫 개인전 《Lost and Found》를 개최한다. 유고슬라비아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오즈볼트는 드로잉, 회화, 조각 등 여러 매체를 폭넓게 넘나드는 예술가다. 이 전시는 주로 유럽, 미국, 일본을 주 무대로 활약해 좀처럼 한국에서 접할 기회가 드문 오즈볼트의 최신작을 소개하는 뜻깊은 자리이다.

 

오즈볼트는 자신의 흥미, 경험, 교육, 배경 등 여러 방면에서 체득한 다중적인 요소를 작품에 집약적으로 축적한다. 사회에서 발생하는 사건, 미디어에서 발췌한 이미지, 여행지에서 경험한 색다른 문화, 작가가 소장한 방대한 논픽션 서적에서 끌어온 콘텐츠 등은 캔버스와 공간에 새로운 차원의 가능성을 불어넣는다. 환경 재앙이나 지구 자연 질서 등 사회와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비현실적이고 공상적인 세계 묘사에 몰두하는 오즈볼트의 작품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 상상에서 볼법한 이미지의 등장이다. 그의 조각과 회화에선 다양한 동물, 인물, 오브제가 낯선 환경에 천연덕스럽게 존재하며 의외의 행동을 감행한다. 패션 소품, 랍스터, 빅맥, 새, 돼지머리 등 예상치 못한 오브제를 정물화 주제로 놓거나, 토템 조각상에 키치한 원색을 입혀 예상 밖의 결과물을 생산해내기도 한다. 이처럼 기존 개념을 비트는 다소 극단적인 구성의 부조화는 오즈볼트 작품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원시미술, 큐비즘, 사실주의, 초현실주의 등 여러 예술사조를 연상시키면서도, 정작 한 가지 유형으로는 규정할 수 없는 독창적인 조형어법을 구사한다.

 

오즈볼트는 형식적이고 틀에 박힌 표현법을 지양하고, 일반적인 관행이나 관례를 따르지 않는다. 캐릭터나 오브제 사이 관계를 비틀어 이질감과 소외감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익숙한 자연의 섭리와 대조를 이루는 무질서를 탐구한다. 그가 다중적인 요소와 공간을 통합해 펼쳐 보이는 초자연적 공상 세계는 마치 사이키델릭한 환각이나 꿈처럼 작용하며, 단순히 일차원적인 상상 단계를 넘어선다. 그가 허를 찌르는 오브제와 아이콘을 조합해 만들어내는 화면에선 질서와 무질서가 역설적으로 공존한다. 이 지점에서 작가의 핵심주제인 부조화의 미학이 여실히 드러난다. 자연이 지닌 도덕적 질서를 무너뜨리는 오즈볼트식 무질서의 지배는 혼란스러움을 야기한다. 하지만 부조화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구성방식, 그로테스크한 설정과 독특한 감각은 절대적인 설득력으로 관람객을 매혹한다. 이로써 관람객은 자연스레 오즈볼트가 선사하는 초현실주의적 감성을 공유하게 된다.

 

이번 개인전은 여러 이미지, 레퍼런스, 장면, 기호를 결합해 충돌하도록 하는 오즈볼트 고유의 화법을 총망라하는 자리다. 다양한 실험을 거쳐 탄생한 오즈볼트만의 독창적인 전유물을 한자리에서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 현란한 색채감각이 돋보이는 조각과 의외성이 가득한 회화 등 최신작을 모은 전에서 작품에 담긴 상징성과 위트를 감지하길 바란다.

 

조르제 오즈볼트는 유고슬라비아 베오그라드대학교에서 건축을 공부하고, 영국 런던 첼시스쿨오브아트, 슬래이드스쿨오브파인아트, 왕립예술원에서 수학했다. 하우저앤워스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개최하며 실력을 인정받았고, 뉴욕 화이트컬럼스, 런던 테이트 브리튼, 오사카 국립미술관 등 세계 주요 예술기관에서 작품을 선보이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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