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아스 레베르거: Truths that would be maddening without love

18 March - 13 May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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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바톤은 토비아스 레베르거(Tobias Rehberger, b. 1966)의 개인전 《Truths that would be maddening without love》를 3월 18일부터 5월 13일까지 개최한다. 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2009) 및 바이엘러 파운데이션(Foundation Beyeler, Basel), 록번드 미술관(Rockbund Art Museum, Shanghai), 화이트채플(Whitechaple Gallery, London),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Paris) 그리고 부산현대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등 국내외 명망있는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제적으로 주목받아온 레베르거는 독일 출신의 현대미술가다. 조각가로 처음 작업을 시작하여 오늘날 이미지, 오브제, 설치, 콜라보레이션 등 다채로운 스케일의 방식을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특유의 감각적이며 화려한 패턴과 색상으로 일견 보는 이의 눈을 현혹시킬 만큼 강렬하다. 그러나 레베르거의 작업은 단순한 시각적 유희에만 머물지 않으며, ‘예술’ 자체에 대한 개념적이고 다층적인 고찰과 질문을 담고 있다. 작가는 조각-설치-건축, 미술-디자인, 예술-일상, 미학-기능 등 예술의 장르와 역할 등을 둘러싼 이분법적인 경계 혹은 위계를 넘나들거나, 혹은 그 사이(in between)를 끊임없이 탐구한다. 따라서 특정 장르에 국한하기 힘든 그의 작업은 진지하고도 유쾌한 동시에 추상적이고 시적인 개념적 혼성체(hybrid)에 가깝다.

 

서두에서 언급한 레베르거의 대표작이자 제53회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Was du liebst, bringt auch zum Weinen〉(2009)는 그의 독창적인 감각과 아이디어가 한데 집약된 프로젝트다. 그는 특유의 ‘대즐 카머플라주(dazzle camouflage,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전함의 위장 무늬에서 차용)’로 꾸민 실제 카페를 자르디니의 비엔날레 파빌리온에 만들었다. 현란한 색상과 패턴으로 마감된 이 독특한 공간은 현실과는 구분되는 또 다른 리얼리티를 가지며, 카페라는 일상적 장소의 기능과 융합되는 동시에 충돌하는 ‘사이의 장소’가 된다. 즉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예술을 감상하는 관람객의 경험의 폭을 확장시키고, 예술의 미학적 개념과 그 기능 사이의 모호한 경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갤러리바톤에서 열리는 이번 개인전에서 레베르거는 갤러리 공간 구조에 적극 개입하고 이를 활용하는 대형 설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전시는 이미지와 오브제, 설치로 이루어진 3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먼저 관람객은 동선을 따라서 거대한 5개의 이미지 벽을 차례로 마주하게 된다. 작가가 촬영한 일상적 이미지들의 평범함과 거대하게 확대된 스케일이 대비되며, 오늘날 ‘이미지 시대’의 시각적 경험을 스펙터클하면서도 능동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제시한다. 거대한 이미지 벽을 거친 뒤 다음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작은 오브제들은 이전 공간의 규모와 대조를 이루며 멀리 조망하던 관객들의 시각을 이번에는 가까이 들여다보도록 전환하도록 이끈다. ‘재떨이’로 명명된 오브제들은 인터넷에서 무작위로 찾아낸 이미지를 토대로 만든 추상적인 오브제다. 단지 작은 구멍이 있는 이 오브제들이 작가로부터 재떨이로 명명될 때, 각기 이 추상적인 형태들이 어떤 식으로 그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하고 수행할 수 있는지 묻는다. 마지막으로 레베르거 특유의 네온과 세라믹 조각의 조합이 뿜어내는 다채롭고 강렬한 에너지가 충만한 별도 공간에 이르기까지, 관람객은 예술을 둘러싼 다양한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버리는 레베르거의 이미지와 오브제, 설치를 만나면서 시각적 즐거움과 개념적 깊이를 함께 느끼며 보다 능동적인 방식으로 각자의 감상과 경험을 즐기게 된다.

 

이번 전시 제목 ‘Truths that would be maddening without love’는 예술을 향한 작가의 태도를 알려주는 중요한 힌트와 같다. 제목에서 진리(Truth)는 ‘개념’을, 사랑(Love)은 ‘감정’을 의미한다. 지성과 신중함 없이 예술 작품은 존재할 수 없지만, 또한 작품은 의도하지 않은 것, 감정적이고 느슨한 것 없이 만들어질 수 없음을 의미하는 문구다. 진지한 개념적 질문을 던지되, 관람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감각적인 유희의 순간 또한 선사하는 레베르거의 다층적인 작업 세계를 알 수 있다.

 

토비아스 레베르거는 독일에서 태어나 현재 프랑크푸르트에서 거주 및 작업 중이며 2001년부터 슈테델슐레(Städelschule)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수상했으며,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미술관(Stedelijk Museum, 2008), 밀라노 프라다 파운데이션(Fondazione Prada, 2007), 마드리드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Centro de Arte Reina Sofía, 2005), 런던 화이트채플 갤러리(Whitechapel Gallery, 2004),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 2002) 등 유럽 및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지난해 상하이 록번드 미술관(2019)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으며, 국내에서는 부산현대미술관(2018) 프로젝트를 비롯해 광주비엔날레(2012), 삼성미술관 리움 블랙박스 라운지(2012), 아트선재센터 개인전(2004) 등으로 국내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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