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윤환: What? In My Back Yard?!

29 June - 30 July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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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release

갤러리바톤은 2022년 6월 29일부터 7월 30일까지 배윤환(Bae Yoon Hwan, b. 1983)의 개인전 《What? In My Back Yard?!》를 개최한다. 다양한 매체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취득한 정보와 경험을 회화적 스토리텔링에 유려하게 녹여내며 회화의 의미와 가능성의 확장을 탐구해왔던 배윤환이, 바톤에서 여는 두 번째 개인전을 통해 신작을 선보이는 자리다.

미술계의 관행에서 볼 때 사십대 초반의 배윤환 작가는 아직 작가로서 정진하고 성취해 나가야 하는 여정의 중간 어딘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삼십대를 유심히 지켜봐 온 사람들은 지치지 않은 실험 정신으로 무장하고 자신의 체력과 정신의 한계를 매 순간 시험하듯 매진하던 태도와 그 결과물들 또한 기억한다. 예를 들어 서울시립미술관(SeMA) 커미션 작품이기도 한 11분 40초 러닝타임의 〈스튜디오 B로 가는 길(Road to Studio B)〉(2018)은 드로잉과 설치 및 클레이아트가 결합된 비디오 작품인데, 수천수만 번의 드로잉과 조소 작업, 그리고 동영상을 만들기 위한 매 컷의 촬영을 근 반년 이상을 칩거하며 오롯이 혼자 감당해가며 완성한 작품이다. 다양한 군상의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텔링을 보는 즐거움 이외에, 작가로서의 인간이 가진 미적 추구에 대한 욕망과 그 극한의 노고에 경외감까지 느끼게 한다.

그보다 앞서 배윤환식 화법의 본격적인 등장이라고 할 만한 2014년 인사미술공간 전시도 같은 맥락에서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전시명이기도 한 〈내가 본 게 고양이야?(WAS IT A CAT I SAW)〉(2014)는 2.2미터 높이의 50미터 폭을 가진 초대형 회화 작품이다. (그 규모로만 볼 때 한국 현대 미술사를 통틀어 몇 손에 꼽힐 정도의 대작이다). 10평 남짓한 작업실에서 몇 미터 단위로만 펼쳐 놓기를 반복하며 완성했다는 작품은 2층 전시실 벽면을 꽉 채우고도 반 이상은 감겨 있는 상태로 전시되었다. 그 압도하는 크기와는 별개로 50미터의 대작은 그 디테일에 있어 작가의 집요함을 짐작게 하였고, 창작의 원천으로서 자신이 가진 상상력의 광활함을 증명해 보이는 계기이기도 하였다.

'양(量)의 시대'를 실험 정신으로 무장하고 자신에게 무한정 돌진해오는 이미지들의 개별 의미를 파악하고 선별적 채집에 매진하였던 배윤환에게, 이번 전시는 캔버스 안에서 보다 정제된 하나의 집합적 내레이션을 끌어내려던 최근 수년간 시도의 결과물들이다. 전시 제목인 "What? In My Back Yard?!"는 현대사회의 특징 중 하나인 님비 현상이 유추되는 감탄사인데, 이는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이 사회적 이슈 또는 전 지구적 현상과 연관 있음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의인화된 동물들을 등장시켜 위트 있게 각자의 행동에 몰두하듯이 묘사한 장면들은 자칫 숨겨진 주제의 무게가 줄 수 있는 심각성을 경감하거나, 여기에 맞서 보편적인 회화적 순수성을 지켜내도록 설계되어 있다. 화면마다 고유하게 설정된 레이아웃과 명암 아래 필요한 이미지와 서사를 정교하게 적소에 배치하는 배윤환의 숙련된 기법은, 표면적으로는 아이소포스풍인 작품의 기저에 자못 무거운 듯한 주제가 은밀하게 공존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준다.

피곤해 보이는 늑대와 우스꽝스럽게 분장한 분주한 토끼들이 등장하는 〈송곳니들을 위한 자장가(Lullaby for Fangs)〉(2022)는 실제 미국과 호주에 도입된 동물의 개체 수 조절 프로젝트의 이면을 들추어낸다. 멸종 위기종에서 개체 수의 증가로 졸지에 미 주정부들의 공식 퇴치 대상이 되어버린 늑대가 불면증에 빠지자, 백 년 이상 된 호주의 개체 수 조절 정책에서도 번성해 온 토끼들이 나서서 자신들이 터득한 기법을 동원하여 늑대를 돕는다는 발상이 화려한 채색으로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화면을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큰 바위 위의 토끼들과 왼편 하단에 웅크린 늑대의 극적인 대비를 통해, 다른 시차와 공간을 두고 발생한 사건의 경과가 두 집단의 먹이 사슬적 구도를 거스르고, 새롭게 우열을 규정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보여준다.

 

배윤환은 서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경원대학교 회화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제 36회 중앙미술대전의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었으며, 두산갤러리 뉴욕(2018), 스페이스몸 미술관(2014), 인사미술공간(2014)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서울시립미술관(2022, 2018), 금천문화재단(2021), 경기도미술관(2019), 제주도립미술관(2019) 등의 비중있는 그룹전에 참여해왔다. 작가는 국립현대미술관, 두산갤러리 뉴욕 레지던시, 서울시립 난지창작 스튜디오 등에서 입주작가로 활동했으며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 청주시립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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