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 로이: Lucky Days

16 November - 17 Dec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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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바톤은 로사 로이(Rosa Loy, b. 1958)의 세 번째 개인전, 《Lucky Days》를 11월 16일부터 12월 17일까지 개최한다. 페인터이자 남편이기도 한 네오 라우흐와 함께 ‘신 라이프치히 화파(NLS: New Leipzig School)’의 주축 작가이기도 한 로사는, 낭만적인 극적 요소가 부드럽게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가운데 등장인물 간의 신비스럽고 친밀한 교감이 한층 더 부각된 신작들을 선보인다.

라이프치히의 특색을 논할 때면 구 동독 시절 사회주의 미술(Socialist Realism)의 직간접적 영향이 우선적으로 거론되지만, 이 지역이 속한 작센 주는 19세기 독일 낭만주의 미술이 만개한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회화의 유구한 전통은 여러 면에서 로사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다. 로사의 작품들은 처음엔 현란해 보일 수도 있으나 곧 지배적인 한두 개의 색조를 중심으로 화면 전체가 일정한 배색 패턴 하에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고, 이는 유럽 근대 회화의 특징적 요소이기도 하다. 원예사로 수년간 일했던 경험에서 나오는 꽃과 식물, 그리고 그것들이 함께 어우러진 풍경의 빈번한 등장과 비중 있는 묘사 또한 낭만주의 화가들이 줄곧 견지하던 자연에 대한 경외심과 닿아있다.

작품에서 관찰되는 등장인물이 속한 시공간과 몰두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모호함”은, 로사가 작업을 착상하고 화면에 옮기는 과정과 연관되어 있다. 사진을 찍거나 또는 여타의 인쇄물에서 이미지를 차용하지 않는 작가의 유일한 원천은 자신의 상상력과 잠재의식이다. 마치 꿈의 편린같이 불쑥 떠오른 이미지들은 작가에게 작품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도 하지만, 그 결과물을 마주한 작가에게 그 생각의 출처에 대한 궁금증 또한 선사한다. 이러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기법은 카제인을 함유한 물감 덕분이다. 카제인은 프레스코화에 주로 사용된 고전 매체로 현대에 이르러서는 아크릴과 유채의 발달로 인해 쓰임이 덜했다. 하지만 빠른 건조 시간 및 무광택 등의 장점은 작가를 매료시켰고, 첨가물 없는 순수한 색을 직접 만들어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지금의 신비로운 화풍을 탄생하게 했다.

로사가 묘사하는 대상은 여성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라이프치히로 이주해 오면서 헤어진 또래 친구들 대신 만들었던 상상 속 가상의 친구들이 등장인물과 연관되어 있을 수 있다고 회상한다. 로사의 작품 속 여성들은 자아도취적 자신감에 가득 차 있거나 능동적인 행위의 중심에 있는 주체로써 묘사된다. 화면의 중심을 지배하며 화려한 색조의 의상과 확신에 찬 표정의 인물들은, 삶의 주체로서의 이상적인 사회를 위해 상조하는 여성에 대한 작가의 동경이기도 하다.

로사 로이는 독일 라이프치히에 거주하며 작업한다. 베를린 훔볼트 대학교(Humboldt University of Berlin) 원예학을 전공한 후, 라이프치히 비주얼 아트아카데미(Academy of Visual Arts Leipzig)에서 학사 및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요 전시로는 독일의 뮌헨현대미술관(Munich, 2019), 벤스하임 미술관(Bensheim, 2020), 슈테글리츠 미술관(Berlin, 2019), 드렌츠 미술관(Assen, 2017), 켐니츠 미술관(Chemnitz, 2012), 이탈리아의 코폴라 재단(Vicenza, 2019), 한국의 스페이스K 서울(Seoul, 2021) 등이 있다. 작가의 작품은 미국의 뉴욕현대미술관, 로스앤젤레스 현대미술관, 독일의 뮌헨현대미술관, 독일 라이프치히 조형예술박물관, 도이치 뱅크, 부산시립미술관 등 전 세계 주요 기관 및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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